어쩌다 단타
준비없는 이별을 하게 되었다. 지난 한주간 기분이 롤러코스터를 탔는데, 뭐 그래도 어쩌겠나. 퇴사한다고 내 인생이 망하는 것도 아니고, 별일 있겠나 싶다. 지금은 담담하다. 하나 마음에 걸리는건 어쩌다 보니 이력서가 단타쟁이가 되었다. 오해사기 너무 좋은것 같은데… 해명을 잘 하는수밖에.
우리 팀도 이미 나를 포함한채로 하반기 플랜을 다 세워놓았는데, 갑자기 이탈하게 되었으니 나도, 팀도 비상이다. 남은 사람들한테 너무 많은 부하가 걸리지는 않을지 걱정도 되고, 내 앞길도 어떻게 흘러갈지 참 머리가 아프다.
퇴사 사유는 뭐, 구구절절하게 적기도 그렇고, ai 격변기에 뛰어든 주니어의 고군분투 정도로 생각하면 좋을것 같다. 처음에는 솔직히 이럴거면 왜뽑았나 원망도 되고 그랬는데, 그래도 나를 위해 2주간 싸워준 팀장님, 실장님, 본부장님 앞에서 어떻게 그런 티를 낼 수 있겠나. 아직은 우리들의 인연이 이어질 때가 아니었나 보다.
퇴사까지 주어진 기간이 너무 짧아서, 급하게 이리저리 티타임 인비를 넣고 있다. 다들 많은 조언들과 앞으로의 커리어에 대한 축복, 혹시나 응어리지지 않게 위로를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특히나 기억에 남는 dm이 있어서 일부를 캡쳐해봤다. 정말 위로가 되는 말들이었다.
남은 며칠동안은 커리어, 내 인생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할 것 같다. 작년 말쯤부터 내 인생의 넥스트는 무엇이 되어야 할지 잔잔하게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이번일이 꽤나 큰 영향을 주지 않을까.
세상이 너무 빠르게 흐르는 것 같다. 분명 함박눈이 오던 때에 입사했는데, 그런 세상은 없었던 것 처럼 날씨는 뜨겁다. 변해가는 모든것에 순응할 수 있을줄 알았는데, 슬픔마저 받아들이기엔 참 힘든것 같다.
만개한 벚꽃을 보며 기분이 몽글몽글하던 골목들이 생각난다. 주홍빛 거리도 보고 싶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