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의 꿈 | Cold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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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밤의 꿈

퇴사했다.

정규직으로 첫 회사라 정말 정도 많이 가고, 사람들도 좋아했는데, 결국 커리어에 대한 갈증이 더 컸나보다.

어쨌든 나는 주니어고, 계속 나아져야 하는 사람이니까…

팀장님, 리더님과 마지막날 원온원을 하며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팀장님이 찬우의 인생 1막이 마무리되어 가는 시점에, 회사에서의 재직 소감을 한 단어로 말해줄 수 있냐고 하셨다.

내 대답은 ‘한여름밤의 꿈’ 이었다.

막 심오한 의미가 있다기 보다는, 최근 들어서 가장 즐거운 여름을 보냈고, 그 중심에 회사 사람들과의 기억이 많기 때문인 것 같다. 정말 좋은 사람들이었다.

사람과는 별개로 환경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결국 내가 유효한 커리어를 쌓을 수 있는 비즈니스, 개발 환경인가? 라고 되물어보면 망설여졌었다. 그에 대한 확답을 준 것이 주기적으로 연락이 오던 토스뱅크이지 않았을까. 나아지지 않던 내 서류를 보며 확실한 이직 트리거가 발동했던 것 같다.

연차가 쌓이면서 그에 걸맞은 경험을 할 수 있는지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다. 결국 내가 서버 개발자로서 할 수 있는 깊이있는 경험과 사고를 위한 전제는 일정량의 트래픽이라 생각했고, 그런 관점에서 si, 솔루션 사업은 한계가 너무 명확했다.

26년 초중반으로 어느 정도 이직 시기를 구상하고 있었다. 연봉 인상도 한 번 하고, 인센티브도 받고 나가고 싶긴 했는데 더 빠르게 좋은 기회가 생겨 일터를 옮기게 되었다.

나도 사회생활 경험이 풍부한 편은 아니다 보니 분명히 서툰 순간도 많았다. 서로의 실수를 받아준 순간들에 정말 감사하고 있다.

조금만 더 좋은 시점에, 더 나은 여건에서 서로를 마주했더라면 훨씬 더 오래 보았을 텐데.

요즘 ‘인생은 타이밍’ 이라는 문구가 자꾸 떠오른다. 운명론적인 관점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편인데, 적절한 상황에 서로를 마주할 수 있는 인연, 관계가 우리가 말하는 기회, 운명이 아닐까.

우리들의 가장 큰 연결고리는 회사였지만, 분명히 더 길게 이어질 수 있는 인연들이라 생각한다. 비록 먼지처럼 서로의 방향으로 흩어질테지만, 의지만 있다면 같은 결로 흐를 수 있지 않을까. 다들 원하는 바를 이루고, 그들의 순간을 맞이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나도 커리어 1막의 피드백들과 경험들을 잘 기억하고 교훈삼아서, 더 나아진 모습으로 2막을 맞이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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