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인상
LLM에게 어떤 정보나 문서를 던져주면 처음과 끝부분을 주로 참고해서 대답한다는 글을 봤다. 사람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첫 만남에서의 태도가 모임이나 조직에 스며들 수 있도록 해주고, 마지막 인상은 관계를 이끌어 갈 여지를 주지 않을까.
어렴풋이 기억에 남는 형님이 한 분 있다. 어쩌다보니 우리 집안과는 보지 않는, 봐서도 안되는 사이가 되긴 했지만 난 여전히 그 형님을 좋게 생각한다.
주변에서 결과가 정해진 승부에 왜 참여했나고 혀를 찰때, 그래도 고생했다고 나를 안아주던 마지막 다정함을 잊을 수 없다.
기억은 결국 대부분 사라진다. 그러나 사람에 대한 인상은 무의식 속에 남는다고 생각한다.
따뜻한 말 한마디는 흐려질 수 있지만, 그 속에 같이 전달된 감정은 언뜻언뜻 떠오르는 것 같다.
언젠가 사회에서 만난 인연을 터부시했던 적이 있다.
흔히 말하는 ‘회사 그만두면 평생 안볼 사람들’로 카테고라이징 할 수 있는데, 이렇게 생각하는 순간 사람을 대하는 태도 자체가 달라지는 것 같다.
장소가 문제라기보다는 결국 사람이 중요하지 않을까.
진심과 다정한 태도는 가장 귀중한 자산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항상 노력하는데, 나도 감정이 있는 존재라 매번 뜻대로 되지는 않는 것 같다.
종종 생각나는, 그리운 사람들이 있다. 보고싶고, 생각나고, 연락도 해보고 싶지만 망설임이 더 커서 행동을 덮어버린다.
현 회사에서 내 시간도 어느덧 끝나간다.
나는 어떤 사람으로 남으려나. 누군가의 망설임을 이겨낼 수 있을 만한 사람으로 기억될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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