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다음은?
잠 좀 자자
요즘 한달이 넘게 잠을 설치고 있다. 12시 조금 넘게 자는데, 3시 언저리에 항상 깬다. 이때 깨면 보통 1시간 정도 잠이 안오는데, 다시 자면 못일어날것 같아서 결국엔 새벽같이 회사를 간다. 내가 피곤하고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지만, 말짱 꽝인 컨디션이 팀에 좋은 영향을 끼칠 리가 없었다. 그러다보니 더 신경쓰이고, 요즘 도대체 왜 이럴까 자책도 하고, 퇴근하면서 반성하고, 그런데 또 3시에 깨고… 악순환의 굴레에 빠졌다.
리드분들이랑 종종 식사도 하며 현재 상황이나 심정에 대해 일부 털어놓기도 했다. 항상 식사 직전까지 오늘은, 기어코 솔직히 다 털어놔야지 다짐하고선 결국 다시 다 삼킨다. 내 기분 좀 풀자고 징징대기도 싫고, 내가 끝내야 할 고민을 떠넘기는것 같아 무책임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한테 내가 해야하는 생각을 대책없이 떠넘기는건 죽어도 하기 싫다.
회사 형님들이랑 술마시다가 솔직한 피드백을 들은적이 있다. 일은 잘하는데, 멘탈은 약하고, 근데 책임감은 과할정도로 많아서 문제라고 해주셨다. 솔직히 대답하고 싶은데 그냥 끄덕끄덕했다. 세상 사람들이 내 사정을 다 알수도없고, 팀원들이 그렇게 보인다면 변명 늘어놓을 생각하지말고 고치면 된다.
내 다음 스텝은 뭘까? 아무리 고민해도 답을 못내렸다. 기준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었다.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었다.
허들을 만든다는 것
이력서 쓸때는 그렇게 신경쓰더니, 정작 내가 액션을 취할때는 이렇게 감정적으로 결정하고 있었구나 반성했다. 작업의 맥락, 시작 이유, 측정 기준을 열 올리며 적을 때, 정작 내 삶에 있어서의 기준점은 뭐 하나 제대로 세우지 못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너무 어린 방식의 결정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저 기분따라, 분위기따라 흘러가는대로 내린 결정들에는 어떤 기준점도 없었다.
내가 결정을 내리기까지 수치화된 지표들이 필요했다. 임계치가 허들을 넘으면, 그때 행동으로 옮겨도 늦지 않았다.
다음은?
한 달 넘도록 고민했고, 하루에도 수차례 마음이 왔다갔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