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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내일은 아닐거야

눈이 온다

회사 출근했는데 딱히 할일이 없어서 글쓰러 왔다. 연차 낼걸 그랬나 싶다. 회사 출근한 사람이 손에 꼽는다. 챕터 리드분도 오늘은 개인 공부하다가 귀가하면 좋을 것 같다고 해서 타자를 투닥투닥 중이다.

근황 메모나 하려고 왔다. 기술 블로그로 시작한게 잡탕 일기장이 되어가고 있는 느낌이다. 하지만 의미없는 행동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게 설 연휴 직전에 수납장 정리를 하다 50년 전 어머니가 쓴 일기장을 발견했다. 순간을 기억한다는 것은 어떤 행위라도 의미가 있는 것 같다. 그 매개체가 누군가에게는 사진, 동영상이 될 수도 있고 또 다른 이에게는 글, 노래, 향기 등 각자가 간직할 수 있는 형태라면 어떤 것이라도 상관 없다고 생각한다.

10년만에 명절날 시골에 갔다. 많은것이 변했지만 변할 생각조차 없는 것도 있다는 것을 여실히 느꼈다.

나는 변하고 있나? 잘 살고 있나?

지난 반 년간 변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나의 나약함이 겹쳐지고 주저하는 순간들이 쌓인 결과가 지금의 모습이라 생각했다. 이 부채를 한 번에 걷어낼 수는 없었다. 정말 많이 싸워왔다.

요즘은 둥글게 둥글게 살아가기 위한 고민을 많이 한다. 생각이 될 수도 있고, 화법이 될 수도 있고, 하지만 우유부단과는 조금 다른 것 같다. 내 생각과 다르다고 배척하는 이분법적인 사고나, 함부로 뭔가를 판단하는 것을 지양하자는 태도에 가까운 것 같다. 최대한 내 머릿속에, 나만의 편향된 기준을 만들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어느 순간에는 불안이 밀려오기도 한다. 시골에 가서 한밤중에 시꺼먼 뒷마당을 보는데 멧돼지 나올까봐 무섭더라. 결국 지금 내 눈으로 보이지 않거나 머릿속으로 그려지지 않는 미래를 두려워하는 거였더라. 자려고 누우면 가끔씩 머릿속에 그 공포가 그려질때가 있다. 언젠가는 내가 생각하는 불안, 두려움을 마주해야 할 순간이 올 것이다.

그래도, 적어도, 그게 내일은 아닐거라 생각하며 살아봐야지. 나아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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